본문 바로가기

일상공감

권정생 선생님 찾아 시골 밤길 걷기

지난 8월 초, 며칠동안의 여름휴가를 그냥 그렇게 흘려 보냈다. 감성이 어둑어둑 피어나는 휴가 끝나는 전날 밤, 무작정 안동으로 가는 기차표를 끊었다. 내가 존경하고 좋아하는 그 문을 뵙기 위해서..

 

 안동역에서 내리니 두시 반.... 버스도 택시도 없다. 숙박하려니... 돈이 아깝다.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권정생 선생님 생가가 있는 조탑마을까지는 17Km정도... 그래도 걸어간다. 밤 시골길을 걸으며... 밤에 시골길을 걷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던지 이날 처음으로 깨달았다. 힘들기도 했지만 무서움이 커서 어둠이 얼른 지나가기만을 바랄뿐이었다.  

 

 이 교회가 나타날때까지 무서웠다. 불빛이라곤 핸드폰 불빛뿐.. 핸드폰 지도를 따라 무작정 걸었다.

때마침 동이 트기 시작하고, 새벽기도회를 위해 사람들이 모인다..

이곳에서 새벽기도회를 함께 하며 폰 충전도하고 쉼도 얻고 간다.

 

종탑은 도시교회에서 한번도 보지 못한것이었다.

 

 

기찻길 발견~!

 

 기찻길 위에서.. 인생의 길 위에서...

벌써부터 일어나셔서 밭일을 하신다..  

 

시골길... 이전에 걸어본적이 거의 없지만 정말이지 정겹다.

 

드디어 조탑마을에 입성이다. 제일 먼저 보이는 권정생선생님의 흔적은 선생님께서 평생을 다니셨던 교회다. 이곳에서 평생을 종지기로 지내셨다.

 

교회 건물에 그러져 있는 강아지똥... 누구보다 더 강아지똥처럼 살다가신 선생님이시다.

 

 

"새벽 종소리는 가난하고 소외받고 아픈이가 듣고 벌레며 길가에 구르는 돌멩이도 듣는데 어떻게 따뜻한 손으로 칠 수 있어.." -권정생-

 

 

이런 벌레 친구들과 매일아침 인사하며 종을 치셨을 터이다.

 

 

소박하고 정겹고 아름다운 동네이다.

 

돌담길을 지나 조금은 외진곳으로 가면 그분이 사셨던 곳을 만날 수 있다.

 

 

벽돌로 지은 화장실...

 

 

 

그분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함께 있었던 이가 이곳에서 잠을 잤을테지?

 

선생님께서 사셨던 흙집이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이곳을 다녀간 이의 흔적

 

 

갈라진 흔적들이 그분이 돌아가시고 나서 생긴건은 아닐것이다. 하루 글을 적으시면 하루는 쉬셔야 할만큼 병약했던 그분인데... 알것 같은 애잔함이 묻어나온다.

 

 

누군가가 걸어놓은 꽃...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마저도 그분과 비슷하다.

 

 

'권정생' 이름 세글자 누가 적었을까? 언제부터 적혀 있었을까??

 

 

여름휴가... 가장 귀한 분을 이날 나는 만나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