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부산공감

만덕5지구 이야기 "내집에서 살며 누리는 단순한 기쁨"

대부분의 집들이 철거가 되어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듯한 마을, 그러나 아직도 이곳에 남아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주거문제의 끝자락에 서있는 사람들...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에 남아 있는 이곳의 사람들이 처음부터 지금까지 이야기하고 있는 말은 하나입니다 "내 집에 살고 싶다."


그리고 이들의 주거문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이들이 있습니다. "단순한 기쁨"이라는 이름으로 뭉친 부산의 대학생들에게 만덕5지구의 주민들이 겪고있는 주거의 문제가 자신들의 가까운 미래의 문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거문제의 현실에 내몰리게 될지 모르는 대학생 청년들과 주거문제의 끝자락에 서 있는 철거마을 주민들.... 이들이 함께한 1박2일의 이야기입니다.

 

 

 

햇살좋은 주말의 오후, 8명의 대학생들이 '단순한 기쁨'을 찾기위해 이곳, 만덕 대추나무골 사랑방을 찾았습니다.

 

 

 

 

 


사랑방에 들어서자마자 수많은 사진들이 손님들을 맞이합니다. 사진 속 인물들은 말을 하고있지 않지만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사랑방에서 학생들을 맞아주시는 아버님... 아버님~~햇빛도 따갑지 않고 실내였는데 선글라스를... 손주같은 대학생들이 와서 멋부리고 싶으셨나봅니다 ^^


 

사랑방에서 잠깐 모여 이야기를 나눈뒤 만덕의 상처입은 모습을 직접 보기위해 나섰습니다. 진지한 태도로 대표님의 설명을 듣고 잇습니다. 대표님은 같은 이야기를 손님이 찾아올때마다 몇백, 몇천번씩 했을텐데도 학생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해줍니다.  


 


아래 사진들은 만덕의 현재 모습들입니다. 건물의 대다수는 부숴졌지만 바둑판처럼 반듯반듯한 길들은 아직 남아 있네요. 가로로 두집 걸러서 길들이 나있고 몇개의 큰길이 세로로 나있습니다.  재개발 선정구역이라고 하기에는 도로가 너무 잘 나있습니다.

 


 

 

 

 

 

 

 

 

 

 

 


마을  꼭대기에 있는 교회입니다. 폐허가 되어버린 마을과는 이질적인 모습입니다.

철거가 시작되기 전 가장 먼저 이곳으로 이사를 왔다고 합니다.

대표님은 종교시설이 가장 먼저 신축해서 자리를 옮긴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숨기지 않으셨습니다.

 



과거의 만덕과 현재의 만덕5지구의 모습입니다. 미래에는 어떠한 모습으로 바뀔까요?? (사진/정남준 님)




 

최수영대표님과 간담회가 시작됩니다. 대표님과의 시간은 여기까지... 식사 후 토론회를 가집니다. 주제는 '주거문제'입니다. '판잣집 철거하는 정부', '집값 폭등에 자살 속출', '집은 넘쳐나는데 내 집은 없어'.... 주제가 무거워서 그럴까요? 대학생들의 분위기도 이전과는 달리 사뭇진지합니다. 아마 주거문제의 정점에 서있는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본 뒤라서 더욱 그렇겠죠.   

 

  

 

 

사랑방 한켠에 있는 방명록... 이곳에 이들의 이야기도 새겨넣습니다.

 

 

만덕 주민들의 아픔을 알리는 피켓팅으로 이들의 1박2일 간의 이야기는 끝이납니다. 1박2일간의 연대는 이들에게 '단순한 기쁨'이란 의미에 더욱 다가서게 하지 않았을까요? 주거문제의 끝자락에 서 있는 철거민들과 혹시나 언제 그곳에 서게될지 모를 대학청년들.. 이들은 그날 밤, 그들의 같은 꿈 속에서 "내집에 사는 단순한 기쁨" 함께 누렸을지 모르겠습니다.

 

연대: 한덩어리로 서로 굳게 뭉침



최수영대표님이 전하는 만덕5지구 이야기


(중략)...요즈음 정부가 하는 사업에서 이윤을 남기겠다, 돈을 벌겠다고 합니다. 그러니 결국에는 그 돈을 벌 대상이 가난한 국민들이 됩니다. 이것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저희들은 그런것에 반대해서 지금까지 해온 것이구요. 우리는 마을을 살릴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었고, 그 조건에 맞춰서 마을에서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를 해왔지만 결국 자본의 논리에 의해 쫓겨서 지금 상황까지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현실적으로 사업이 너무 많이 진행되어 우리가 백번 양보해서 법 취지에 맞게만 사업을 진행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법취지에 맞게만 사업을 진행해서 여기를 떠났지만 다시 오고 싶은 사람들은 얼마든지 다시 들어와서 살 수 있게 사업을 해달라고 요구를 하며 싸우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것인지 가난한 사람들, 노동자등 이런 사람들에게는 제발 법 좀 지키라고 하고 힘 있고 권력가진 사람들은 법을 계속 위반하고 있고... 사업이 이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건 정말 개탄스러운 것이죠. 앞으로 우리의 투쟁은 시민단체들과 연대하고, 모을 수 있는 사람들의 역량을 다 모아서 주거권을 보장받을 수 있게끔 만들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벽면의 사진을 가리키며)여기 제일 큰 사진이 마을이 부서지기 전의 사진입니다. 지금 사진으로 봐도 도로가 반듯반듯하게 잘 정비가 되어있죠? 부서진 마을의 사진은 일부러 프린트를 안 했습니다. 보기가 좀 그래서... 사진을 보면 뒤에 산이 머리고 양쪽에 날개를 딱 펼치고 있는 모습이 그대로 보입니다. 이렇게 지리조건이 너무 완벽하니까 결국은 뺏기게 되버리는 것입니다. 지리적 위치가 이렇지만 않았다면 우리는 (마을을)뺏기지 않았을겁니다. 답답하지만 그래도 우리 경험이 또 다른 지역에서 분쟁이 벌어졌을 때, 마을이 부숴지기전에 그 마을을 지킬 수 있는 조그마한 힘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심정도 있습니다.

 

재개발 지역으로 선정이 된 마을들이 폐허가 되면 분위기가 흉흉해지고 공사의 위험이나 소음공해등으로 인해 불편이 많다고 들었다.

 처음에 한 집, 두 집 이사를 가고 빈집이 생기니까 LH쪽에서 하는 이야기가 이렇습니다. “(마을이)우범화 되니까 빨리 사업하게 해달라이 우범지대를 누가 만들었나요? 우리 주민이 만든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저들의 편의에 따라 하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공사를 하면서 소음먼지 발생은 말도 못합니다. 그러한 불편을 구청에다가 항의를 하면 노동부에 떠넘기고 노동청에 가면 또 구청에 떠넘기고....핑퐁게임을 하는 것이죠.

  저희들이 1급발암물질인 석면문제를 가지고 문제제기를 한적이 있습니다. 석면을 정확히 밀폐된 테두리 내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니고 포크레인으로 그냥 내려앉혀 버렸습니다. 그래서 310일에 진정서를 넣었습니다. 그런데 발암물질에 대한 이야기를 해도 언론에서 아무도 다뤄주지 않았어요. 지역방송에 딱 한 번 방송이 나갔습니다. 석면해체공사현장 주변에 빌라, 학교, 어린이집이 있는 장먼이 방송에 나오니까 환경단체에서 사람들이 와서 조사를 하는데 그 규정이 정말 형편없었어요. 석면이 있으면 그 자리를 직접 확인해야 하는데 장비를 몇 군데 놓고... 그게 기준치에 맞는지 확인하러 오더라구요... 석면조사를 하는 날은 작업을 안해요, 그러니 아무것도 나오지가 않죠. 그래도 주민들이 (석면)작업할때는 주민들이 참관을 하겠다는 작은 성과를 이뤄냈습니다. 전국적으로 그런 유래가 없었을 거예요(주민들이 해체작업을 참관하는 것). 그런데 주민들이 가는 날은 규정을 지키고 안 가는 날은 건물을 막 내려 앉히는 거에요. 그러한 자료를 만들어서 보고서를 작성중에 있습니다. LH는 국민의 건강권은 애초에도 없이 사업에만 몰두해 있고 관리감독의 주체인 시나 구청은 손 놓아 버리고 있는게 현실정입니다.


마을이 파괴되기전, 많은 단체들이 연대를 했는지?

 20117월에 다음에 카페를 만들어서 그때부터 연대단체에 도움을 청하고 다녔습니다. 그런데 마을 내에서 일부주민들이 저희들보고 하는 얘기가 간첩질한다고, 그렇게 몰아 부치고, 마을에 대자보를 붙혀서 저 간첩놈들이 마을을 다 팔아 먹는다라고... 그런데 그 뒤를 보면 그 싸움의 원흉이 LH. 그렇게 분열을 시켜야 LH가 사업을 할 수 있으니까, 분열을 하지않고 뭉쳐 있으면 자기네들은 사업을 할 수 없으니까 어떻게든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분열을 시켜야 해요. 그게 우리 만덕에서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어디든 정부공사가 사업하는 곳은 다 그렇게 합니다. 대구도, 서울도, 밀양도 주민끼리 싸움 붙여서 주민끼리 분열시켜버리고... 결국 국민들 위화감 만들고 분열을 시키는 것은 정부죠. 토건마피아들이 대한민국을 다 망가뜨리고 다녀요


2011년부터 연대단체들이 생겼는데 왜 이런 상황을 못 막았다고 생각을 하는지?

  그때부터 활동은 했지만 결함하는 것이 미미했어요. 그때는 맨땅에 헤딩하는 거였는데, 누가 활동가인지, 어디서 무슨 이슈화가 되어지고 있는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어요. 그것을 결합시키는 기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죠. 그리고 활동가가 한 사람이 왔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지금 보시다시피 어떤곳에 가면 수천명씩 모여가지고 이야기를 해도 해결점이 없는데.... 우리와 연대되어 있는 단체가 50개가 넘을거에요. 그렇지만 힘이 너무 미약해요 하나로 결집된 힘이 있어야 되는데 그것이 안되더라구요. 항상하는 말이 있잖아요.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함께 힘을 합쳐야 되는데 서너사람만 모이면 전부 의견이 다 달라요. 그걸 수렵해서 가려고 하면 완전히 소걸음이 되요. 지금까지 만덕에 올라왔던 사람들도 무지하게 많은데 그 힘을 똘똘 뭉치는게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니까 그게 참 어려워요


국회의원에게도 많이 찾아간 것으로 안다

우리들이 국회회관을 문지방 닳듯이 다녔습니다. 자료를 만들어서 방문했지만 자기들과의 이권이 있는지 없는지에 따라서 움직이지 국민이나 이런 사업이 법을 위반했는지 아닌지에는 관심이 없어요. 앉은 자리에서 알겠습니다하고 돌아서면 그만입니다. 천지개벽하는 일이 생기면 자신이 다 해결할 것 같이 나서지만 결국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다고 생각되면 신경도 쓰지 않습니다. 그러니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도장을 잘 찍어야 됩니다. 선거날 놀러가기전에 미리 다 찍고...(웃음)


소송을 통해서는 어떠한 것을 요구했는지??

우리가 소송과정에서 몇 가지 요구한 것이 있는데, 전체를 사업지구로 하지 말고 여기 살고 싶은 사람은 땅을 할당해서 이곳에 살 수 있게 해달라고 한 것입니다. 법을 위반 하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복합방식이라고 하는 LH가 하는 공사방식이 있습니다. 그 방식에 분리하는게 나와 있거든요? 그렇게 요구를 했음에도 다 무산되어 버렸습니다. 주민들은 살고싶어 하는데 시나 LH공사는 수익성에만 골몰하고 있는 현재상황입니다.


남으신 분들은 80대 노인들이 많은데 국가 공권력에 대한 분노가 많겠다.

그 분들에게 국가관이라는게 거의 없으십니다. 지금도 부산지역에 투표하면 어떻습니까? 그냥 1번이죠.. 그게 이렇게 불합리하다는걸 알면서도 나라에 반대하면 불이익이 온다고 생각합니다. 반대하고자 하는 의지도 생각도 없고...보수가 되어도 건전한 보수가 되어아죠. 잘못된건 이야기를 하면서 보수가 되어야 하는데 무조건 충성하고.. 우리 국민성을 바꿔나가야 되요. 부산의 잘못된 것중에.. ‘우리가 남이가퍽하면 써먹죠? 그리고 문제해결 되면 우리가 남이지


LH공사의 사업취지에 맞게끔만 사업을 진행해달라고 요구할거라고 하셨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사실상 우리가 법률상으로 패소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할 수 있는 건 물리적 충돌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만덕에서 제2용산이니 뭐나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건 원치 않습니다. 그전에 어떤 해결점을 찾아서 주민도 살고 LH도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야 해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보셨듯이 남은 주민들은 오갈데 없는 주민들이거든요? 행정대집행으로 이 주민들을 끌어내면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 없죠. 그전에 우리는 어떻게든 해결점을 찾고 싶습니다. 만덕에서 제2용산이니 뭐니 그런 이야기라 나오면 안 되니까요. 그것이 우리 공동체가 할 수 있는 최선책이고....

 

행정대집행 날짜는 공고되지 않았는지?

 아직 날짜공고는 되지 않았지만 그것이 멀지는 않아 보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집들은 놔두고 사업을 못하니까 그것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면, 무조건 돈에 손해가 발생한다 싶으면 힘으로 밀어버립니다.

 

대학생이나 청년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씀은?

  이렇게 주거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 신경써주는 것은 정말 고맙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활동을 하시게 되면 마을이 완전히 사라진 시점에서 대응하는 것보다 마을이 사라지기 전에 선제적으로 대응을 해서 마을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에서 결론을 도출할 수 있게 관심을 가지고 활동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만덕 주민 공동체 카페: http://cafe.daum.net/MDR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