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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감

부산외대생이 이야기하는 회칙개정의 문제

 대부분의 대학들은 민주주의의 원칙에 의해서 학생들 자신들을 대표할 대표를 뽑습니다. 2학기말인 11월달 이 대학교에서 선거가 이루어지는 시즌입니다. 지금 시점이 1년에 한번씩 찾아오는 선거철인셈이죠. 그러나 부산외국어대학교에서는 15학년도 총학생회와 학생들 사이에 법정 분쟁을 겪는 등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회칙개정 문제로 붉어진 문제때문입니다.

  '회칙 날치기 개정은 무효'를 외치며 학내 민주주의의 사망을 고한 조윤영(EU지역통상학과, 이하 조), 김한솔(경영학부 이하 솔), 김태윤(일본어과 이하 태)씨를 만나 학교에서 어떠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자신들이 왜 논란의 중심에 서있게 되었는지 인터뷰를 해보았습니다.



▲ 부산외국어대학고 만오기념관


▲조윤영, 김태윤, 김한솔(좌로부터)




 
'우주인'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조: 우주인은 '외성인 권리찾기 모임'의 줄인 말이다. 동아리 같은 거창한 것은 아니고 다섯명정도 밖에 없는 작은 모임이다. 이 모임이 생기게 된 배경은 학생으로써, 친구들끼리 학과 통폐합이나 등록금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러한 이야기들이 정당한 이야기라고 생각을 했다. "우리는 왜 무지비하게 학과통폐합을 당해야 하는가?", "학교안에서 학식은 왜 이렇게 비쌀까?", "다른 학교는 맛있고 싸던데.... 그리고 왜 배달음식은 안 될까?" 이러한 질문들이 단순한 개인의 불평이 아니라 정당한 권리고 당연히 보장받아야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소소하고 작은 일부터 시작해보고자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들끼리 할 수 있는것부터 해보자 하는 차원에서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회칙개정의 문제에 대한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조: 두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 권한의 문제이다. 회칙에 의하면 '총대위원회'와 '학생총회' 두 곳에서만 학생회 회칙을 개정할 수 있다. 그러나 2008년부터 총대위원회가 사실상 사라져서 학생총회를 통해서 회칙을 개정할 수 밖에 없다. 우리가 주장하는 것도 총대위원회를 다시 만들자는 것이 아니라 학생총회를 열어서 개정을 하자는 것이다. 합법적인 '학생총회'라는 방법이 있음에도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스스로에게 권한을 부여해서 회칙을 바꾸어 버렸다. 학생회측에서는 학생회를 여는 것이 사실상 어렵다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회칙을 바꾸었다고 주장하는데, 우리가 학생들의 1/10의 동의를 얻어서 임시학생총회를 발의를 했다. 학생회는 이를 거부할 권한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고 자신들 스스로에게 권한을 부여해서 회칙을 바꾸어 버렸다.

 둘째, 절차의 문제이다.

 회칙을 개정하기전에 개정안을 10일 이상 공고한 뒤에 15일 내에 의결하기로 되어있다. 1학시 전체학생대표자회의에서 회칙개정에 대한 시점을 10월 셋째주로 공고를 했다. 그러나 10월 셋째주 월요일에도 공고가 되지 않았기에 그날 전화를 해서 회칙개정의 정확한 날짜를 물었다. 그러나 대표자회의 당일날 보면 된다는 식의 이야기만 들을 수 밖에 없었따.

 

10일공고가 지켜지지 않고 회의가 열린것인가?

  조: 그렇다. 대표자회의 당일에도 문제가 있었다. 대표자가 아닌 참관학생들은 안건지도 없이 화면을 보면서 회의를 따라갈 수 밖에 없었다. 회의 진행은 예를 들자면.. '총칙에는 이것을 삭제하고 이것을 넣을 것입니다. 질문 있습니까? 없으면 통과' 이런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순서가 진행되는 가운데 의의제기를 했다. "10일 이상 공고가 무슨 의미라고 생각하느냐?"라고 말이다. 이렇게 의의제기를 하니 의결할지, 안할지에 대한 거수투표를 진행했다. 대표자들의 몇몇분이 반대를 하여 30분정도 이야기를 나누더니 또 거수투표를 해서 다수결의 원칙으로 의결을 진행하는 투표로 바로 진행이 되어버렸다. 권한과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는 부분에 있어서 문제를 제기하며 무효화선언과 총학생회의 공식사과를 요청을 했으나 받아드려지지가 않았다.

 

부산외대 민주회복 학생 대책위란 곳에서 기자회견을 연것으로 알고있는데?

  조: 총학생회의 문제를 보면서 이것은 '우주인' 친구들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을 했다. 우리학교 전체의 문제라고 느껴져서 광범위한 대책위를 구성을 했고 우주인이 여기에 함께 속해있다. 대책위를 구성을 하고 사람을 모집했지만 아직까지는 우주인이 대책위의 전부이지만 기자회견 때에는 함께한 다른 학우도 있다.

*관련기사: 부산일보, '회칙 날치기 개정은 무효 총학생회선거 중지하라'


지역언론에 기자회견 기사가 난 것을 보았다. 기자회견 민주주의 장례식 퍼포먼스를 했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인가

  조: 대책위에서 직접 제보한 것이다. 학교에서 활동을 하면서 본 학교나 학생회의 모습은 활발한 토론이 아닌 무시와 벽 만을 느꼈다. 대표자를 뽑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대표자에게 이임이 되거나 선거가 끝났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이 아닌데 대표자라는 이유로 월권을 행하는 모습들, 학교안에서 학생들을 하나의 주체로 바라보지 않고 존중하지 않는 모습들을 보면서 학내의 민주주의가 상당히 흔들리고 있다고 생각을 했다. 이러한 현실은 민주주의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할 수 없어서 민주주의 장례식을 한것이다.

 

SNS를 통해서 보니 학내에서 부정적인 여론도 있는것 같은데? 양비론적인 시각도 있는것 같다.

  태: 우리가 총학과 대립하기위해서 나온 것이 아닌데 총학생회에서 이런 프레임을 짠듯한 느낌도 든다. 양비론을 가지신 분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SNS상에서의 여론과 실제 학생들의 여론은 조금 다른것 같다. 우리가 실제로 학생들을 한명한명씩 만나보면 온라인상에서의 여론과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학생회측에서 비속어도 쓰는등 과격한 충돌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태: 학생총회 홍보활동을 하면서 일어난 것이다. 우리가 학생들로부터 학생총회 동의 서명 1/10이상 받아서 총학생회가 소집의 의무가 생겼지만. 1/10이상의 출석이 없으면 성사가 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1/10 이상 출석을 위해서 총학생회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홍보활동중에 학생회측과 충돌이 있었다.


  솔: 집회신고를 받아주는 학교측의 태도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집회는 분명히 허가가 아니라 신고제다. 그래서 신고를 하려고 하니까 학교측에서 책임질 사람이 필요하다며 담당교수의 사인을 받아 오라고 하더라. 동아리가 아니어서 담당교수가 없다고 하니까 대신 학부장 사인을 받아오라고 했다. 힘들게 학부장교수님 사인을 받아서 갔더니 회의를 결과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측이 원하는 모든 절차를 다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집회신고를 거부당한 것이다. 학교측의 반응과 상관없이 혼자서 홍보활동을 하고 있는 곳에서 학생회측이랑 충돌이 있었다. 총동아리연합회장, 단대 회장들 포함 5명이 몰려와서 우리가 준비한 유인물을 펄럭거리면서 "사실이 아닌걸 담으면 곤란하다"고 언성을 높였다. 학생회측은 "학생총회를 열면 그만둘거냐? 학생총회를 열겠다, 학생총회를 열면 당장 멈출거냐?"라고 했고 예/아니오로밖에 대답할 수 없는 질문에 부당함을 느껴서 그 질문에 왜 예/아니오로만 대답해야 하나면서 언쟁을 항의를 했다. 그렇게 언쟁이 오고가는 중에 부총학생회장이 올라와서 중재를 하려고 시도를 해봤지만 서로 합의가 되지 않으니 단대회장중에 한명이 "그러니까 빨갱이지 이 병신아"라고 가버렸다. 다른 학우들도 지켜보고 있는 자리에서 말이다. 그 단대회장은 페이스북에 "병신이라고 한것은 사과하지만 빨갱이라고 한 것은  취소하지 못한다는 글을 SNS에 올렸다.


  태: 연락을 받고 현장에 가보니까 많이 험악한 분위기 였다. 많은 학우들이 그때 좀 많이 안 좋았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현재 법적인 절차를 진행중에 있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인가?

  조: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들어갔다. 개정된 회칙과 선거시행세칙의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이다. 회칙 개정 전부터 회칙개정이 이루어진 전체학생대표자회에 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2~3주동안 계속 문제제기를 하며 공식사과와 무효화선언을 요구했다. 그러나 공식사과는커녕 묵묵부답끝에 자신들의 정당성만 부여하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주 수요일(10월28일, 인터뷰는 11월7일)부터 선거가 시작되었는데, 선거에서 대표자가 개정된 선거 시행세칙과 회칙을 통해서 시행되면 선출자의 정당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수가 있다. 선출자의 정당성 문제가 나올수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는 판단이 들었다. 총학생회측의 태도도 미온적이었기 때문에 시급한 사항이라고 여겨져서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게된 것이다. 학우들의 여론 부분도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여론을 움직이기 위한 노력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개정전 학생회 회칙 제11조, 제21조, 제91조, 제92조를 위반한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판단이 있어 2015년 11월09일자로 법원의 가처분 신청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인터뷰날짜는  2015년 11월07일)


  솔: 많은 학생들이 규칙이 바뀌었는데도 모르고 있다. 시험기간 중이어서 많은 학생들이 무관심할 것이라 생각해서 상황의 심각성을 느꼈다. 세칙에 어떤 조항이 있어서 개정된다는 자세한 얘기도 하지 않고 개정된 것이 원본인 것처럼 넘어간 부분도 있었다. 실수를 인정하고 무효화를 하라고 요구했더니 '단과대운영위원회'라는 걸 열어서 단과대 별로 학생들에게 투표를 하였다. 그 투표와 전체학생대표자회의를 합치면 구성이 같으니 효력이 같다고 주장하며 회칙까지 그 와중에 바꿔버렸다.

 

이 활동에 진정성에 대한 의심을 하는 이야기들이 돌고있다. 사전선거운동이라고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하면서 베후세력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왔다. 우리가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을 통해서 변호사를 소개받고 법무법인과 계약을 맺었는데 그 법무법인의 대표가 전 통진당 대표였던 이정희씨의 남편이라는 이유로 '배후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 '이념이 이상한 것 아니냐'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는 그 민변을 통해서 나라에서 인정한 변호사를 선임하고 법무법인과 계약했을 뿐 그 이전에는 그 변호사와 법무법인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우리가 만드는 유인물도 전부 용돈과 알바비로 충당하고 있다. 돈이 없어서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있을 정도이다. 


  솔: 우리엄마가 나의 배후세력이다(웃음)


  조: 사전선거 운동 의혹에 대한 이야기는 이렇다. 우리가 학교안에서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에 한계를 느껴서 총학에 나가고자 하는데, 바뀐 세칙에 의하면 출마자격이 없다. 정당성이 없는 세칙에 의해서 총학후보자 자격이 없다는 것은 우리의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다. 바뀐 세칙이 무효화 된다면 우리가 얻어야할 당연한 권리를 지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학교 입학할때부터 사회문제와 더불어 학교의 문제에 관심이 많았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학교 입학할 시기인 4~5년전부터 사전운동을 했다는건가? 말이 맞지 않는 말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조: 지금까지 해왔던데로 할것이다. 총학측의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할 것이다. 학생들의 여론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 SNS와 오프라인 여론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학우분들과 1:1로 만나서 이 부분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을 것이다.


 부산외대 선거는 10월28일 후보추천을 받는 것을 시작으로 11월24일에 투표를 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혀 있었습니다. 그러나 회칙개정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에 대판 판결이 개정된 세칙이 무효라고 나서 선거가 연기된 상태입니다. 부산외대는 지난 2012년도에도 총학생회장이 투표함을 통채로 바꿔치기를 하는 부정선거를 저지르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습니다. (관련기사: 연합뉴스,<대학 총학생회 선거 '투표함 바꿔치기' 충격>). 이러한 문제들이 계속 일어나는 것을 학내 민주주의가 세워져가는 과정으로 보아야 할까요? 다른 어떤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걸까요? 많은 부산외대학생들의 바람대로 학칙개정 문제로 야기된 선거일정 파행이 빨리 정상화 되어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