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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공감

해운대아이스링크장, 제대로 운영될지에 대한 의문을 품을 수 밖에 없는 이유

"백사장에서 바다를 보며 타는 스케이트" 정말 멋진것 같지 않나요?? 이런 꿈만 같은 일이 실현된다고 합니다. 해운대 백사장에 겨울시즌 운영하는 '해운대비치국제아이스링크'가 그것입니다. 12월5일 토요일 개장한다는 것을 홈페이지를 통해서 확인하고 스케이트장을 찾아가봤습니다. 그러나 '백사장위의 스케이트'라는 환상은 매표서 앞에서 산산조각 났습니다. 개장일에 맞춰서 장소를 찾아갔으나 아이스링크장의 새하얀 얼음바닥은 구경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어찌된 일일까요?


 

 시민들의 설레이는 마음을 산산조각 낸 주인공은 날씨였습니다. 따뜻한 날씨로 인하여 빙판이 얼지 않아 개장을 연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매표소에 써 붙여진 문구를 통해서 개장할 수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날씨가 이유라지만 주최측의 안일한 대처지적하지 않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그 순간까지 '12월5일 OPEN'이라는 팝업이 대문짝하게 떠있었기 때문입니다.

 

 어이가 없어서 전화통화를 통해서 항의를 했습니다. 전화통화 후 더 화가날 수 밖에 없었는데요, 스마트폰에 녹음기능이 없어서 녹음을 하지 못했지만 통화내용을 맥락에 맞게 재구성 해보았습니다.

 

본인: "아이스링크장에 왔는데 개장을 안 했습니다.어떻게 된건가요?"

 

상담원: "죄송합니다. 따뜻한 날씨로 인해서 얼음이 얼지 않아 개장이 다음주 중으로 미루어졌습니다."

 

본인: "홈페이지에 오늘 개장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왔습니다. "

 

상담원: "얼음이 얼지않아 아이스링크를 이용할 순 없지만 장소를 개방해서 구경할 수 있게 해놓았습니다."

 

본인:....................(어이없음+할말없어짐, 주최측은 홈페이지에 개장날짜가 오늘로 되어 있다는 것을 인지조차 못하고 있는것 같았습니다. 거기다가 장소를 개방해놓아서 오픈 날짜를 어긴 것은 아니라는 뉘앙스의 말에 더욱  화가나서 강한 어조로 이야기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분명히 오늘 개장한다고 나와있습니다. 홈페이지를 확인하고 왔는데 개장이 연기된다는 사실을 왜 이곳에 도착해서 알아야 하나요? 여기까지 온 왕복차비를 주최측에서 물려줄건가요? 매표소앞에서 발길을 돌린 사람이 저뿐만이 아닙니다. 약속한날짜에 개장 못한다는 것을 미리 알았을텐데 홈페이지를 통해서 공지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

 

상담원: .............(한동안 침묵,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는 것 같았습니다.)죄송합니다.

 

본인: 다른 사람들이 피해 없도록 홈페이지에 빨리 공지해주세요

 

상담원: 홈페이지 공지사항 수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매표소 유리에 적혀있는 문구. "아이스링크 특성상 따뜻한 날씨로 인하여 다음주 중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불편을 드려 죄송합니다."

 

 

 

 

 겨울동안 해운대백사장에서 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니, 부산시민과 관광객의 입장에서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아이스링크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듭니다. 이러한 의문의 근거는 두가지 입니다.

 

 첫째, 두번씩이나 개장이 연기되면서 나타난 주최측의 준비의 미흡합과 무책임함 입니다.

 개장이 연기된것이 이날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원래 12월1일이 개장이었다가 12월5일로 연기되었다가 또다시 일주일 연기되었습니다. 행사를 알리는 현수막에는 여전히 12월1일 이라는 날짜가 찍혀있었고, 두번째 연기날에는 당일까지 홈페이지에 개장 연기사실조차 공지되지 않았었습니다.

 더군다나 그날에 본 현장은 "과연 날씨가 추웠다고 해도 오늘 개장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였습니다.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5m의 바람가림막은 뼈대만 설치되어 황량한 모습이었고, 한켠에는 폐목재가 쌓여있었습니다. 장소는 오늘 개장이 예정되었다라고 전혀 생각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날씨'때문이라는 것이 궁색한 변명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 이유입니다.

 주최측에서 과연 부산의 기상을 예측 못했을까요? 개장연기 사실을 알리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었을까요?

 

 

 둘째, 날씨때문에 얼음이 얼지 않았더라면, 부산의 따뜻한 날씨속에서 과연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입니다.

  지난주와 마찬가지로 이번주에도 상대적으로 포근한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예보되어 있습니다. 더군다나 개장 이틀과 하루전인 목,금요일에는 비까지 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전까지 얼음이 얼 수 있을까요??

 부산은 따뜻한 곳입니다. 한겨울에도 낮에는 영하로 떨어지는 날이 몇일 없는 곳이 부산이죠. 거기다가 바람까지 많이 부는 해변가라면 얼음이 얼기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이번 겨울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날이 몇일이나 될런지 의문이 안갈 수 없네요.

 

 

  ▲첫번째 개장예정일부터 두번째 개장연기일까지의 부산지역 날씨입니다. 이번주가 오히려 기온이 더 높습니다. 개장을 앞두고는 비까지예보되어 있습니다. 12일에는 개장할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개장 예정일 당일 오후까지 홈페이지에는 개장연기 안내가 나와있지 않습니다. 항의 전화 후 2시간 정도 지나고 나서 확인해보니 그제서야 바뀌어 있네요.

 

 

 

▲해운대역 앞의 현수막입니다. 연기된 날짜가 수정되지 않은채 개장일이 12월1일이라고 나와있습니다.(5일현재) 이것을 보니 첫번째 개장일에도 헛걸음을 한 시민들이 있었을 것 같네요

 

 

 

▲아이스링크에 부착된 현수막도 행사일정은 12월1일부터라고 나와있었습니다.

 

 


▲현장의 상황은 도저히 그날이 개장날짜 였다고 짐작할 수 없는 상태였습니다. 새하얀 얼음이 있어야 할 자리는 시커면 천막 같은 것으로 덮어있었으며, 바람가림막은 뼈대만 설치되었고, 한켠에는 아직 공사하고 남은 자재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주최측은 5일에 개장할 의지가 있었던 걸까요?

 

▲그날따라 해변에는 어린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혹시 아이스링크장를 찾았다가 할 수 없이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건 아닐까요?

 

 

  이곳에 잠시 머무르면서 스케이트를 타러 손주들을 데리고 온 할머니, 스케이트장 데이트를 즐기러 온 한 커플을 보았습니다. 모두들 아쉬운 마음과 화가난 마음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이날 아이스링크를 방문한 모든 시민들의 마음이 이와 같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행사주최측에게 묻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헛걸음을 하지 않도록 미리 이 사실을 알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었기에 이들이 허탈한 마음을 안고 다시금 돌아가야 했나요?"

 

 

아이스링크를 운영하는 주최측에서 보여준 지금까지의 행태는 약 두달 반의 기간동안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품기에 충분합니다. 아직 개장도 하지 않았는데 말이죠. 혹시 안전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지금까지의 모습들을 반면교사 삼아야 할텐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