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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노동자일기

임금노동자에게는 많은 일거리도, 없는 일거리도 고통이다.

  며칠사이에 나의 나이가 +1이 되어서 31살이 되었다. 오늘 처음갔던 어떤 독서모임에서 30살이라고 소개를 했는데... 으헉;;; 내가 한 살 먹었는지 인지도 못하고 있었다. 만고 불변의 어른들의 이야기처럼 30대엔 20대보다 시간이 더 빨리 갈것 같다.

오늘 하고자 하는것은 '시간'에 대한 이야기인것 같다.

요즈음 우리회사는 쉬운말로 할랑하다. 하루에 일하는 시간이 2시간도 채 안 되는것 같다. 골치 아프다. 출근에서 퇴근까지 10시간 가량을 회사에서 보내는데 시간의 대부분을 그냥 소파에 앉아서 보낸다. 일을 해도, 일을 하지 않아도 시간은 똑같이 유수와 같이 잘간다. 어떤 시간이 의미있는 시간인가에 대해서도 우열을 가리기 힘든것 같다.

'사유'의 측면에서 보자면 일이 없어 한가한 시간이 더 가치있는것 같다. 앉아서 텍스트(뉴스기사, 책, 등)를 읽으며 생각을 한다.  일어서서 다리도 아픈데 생각이 많이 필요하지 않은 단순한 노동을 하는것 보다는 이쪽이 더 나아보인다. 일 안한다고 월급이 줄어드는것도 아니고 체력낭비도 되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종일 책이나 읽고 있으면 시간은 간다. 가만히 앉아 있으나 일을하나 똑같은 월급이 나오니 이 얼마나 좋은가?

 좋을까? 그렇지 않다. 굳이 말하자면 일이 없는 상황과 일이 아주 많은 극단적 상황을 놓고 비교하자면 일이 많은 상황이 나은거 같다. 일이 없으니 괜한 눈치만 보인다. 솔직히 나는 많은 눈치를 보지 않는다 사장한테는 말이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과장님이 이러한 상황을 굉장히 불안해하고 눈치를 본다. 불안해하는 이유는 '월급을 올려달라는 당위성'이 없어진다는 것이고 눈치를 보는 이유는 '그래도 남의 돈 받아먹고 일하는데...'이다.

 두번째 이유에 나는 그리 큰 공감을 느끼지 않지만 첫번째 이유는 나도 어느정도 공유를 한다. 이렇게 일이 없으면 사장이 월급을 깍거나 동결시키는데 대해서 '정당성'을 부여할 것이다. 사장의 정당성이 커질수록 우리가 월급을 더 많이 받아야할 당위성이 줄어든다... 헤롱헤롱;;;; 일이 있어야 사장도 사람이 없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월급을 올려주겠단 생각을 티클만치라도 할텐데... 일이 없으면 무슨 생각부터 하겠는가? 뻔하다 "저녀석들한테 주는 월급 아까워 죽겠네..."

 장사가 안 된다는 것에 대해서 걱정된다는 과장님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외제차가 3대나 있고 70평짜리 집이 있고 연 매출 10정도 되는 회사에 대해서 300만원도 채 안되는 월급을 받는 경력9년차의 직원이 지금 장사가 안되는 이 상황이 걱정 된다니... 참 쓸데없는 걱정이다. 이런 마음으로 어떻게 자신의 노동자로써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을런지 모르겠다.

 지금 이상황에서 차라리 일거리가 많은게 좋겠다 육체적으로 고단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이 노동자로써의 권리투쟁에 용이할것 같다


사회와 피고용인에 대한 온전한 책무를 감당하는 사장이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곳에서 일하고 싶다. 회사 매출이 10억이나 되는 회사에서 임금으로 나가는 돈이 1억이 채 되지 않는다는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내가 납득이 못 하는것이 정상이지? 정상 맞지?



 

작업대가 비어있으면 노동자의 몸은 편하지만 마음은 안절부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