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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공감

카페형(?)교회-신학생의 노마드신자 일기(3)

 엊그제 같았던 2013년도 어느새 2월 후반으로 치닫고 있다. 년초에 세운 마음가짐이 흐트러질 시점인 것 같다. 12일만의 포스팅은 이런 나의 정신을 대변해주는 듯하다.ㅠㅠ 쨉실하게(?) 이번 포스팅은 사실 하나로 할 수도 있는 건데 두 개로 나눠서 하고자 한다. 정신상태가 흐트러지면 머리회전은 빨라지는 모양이다. 


 이번에 찾아간 교회는 대구에 있는 교회로써 이전 교회에서 몇년전에 사역하시던 목사님이 계시는 교회이다. 적절하게도 학교 동기인 동생의 결혼 장소와 목사님이 같은 도시에 계셔서 노마드가 되고나서 가장 원거리에 있는 곳에서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게 되었다. 


 목사님께 설명해 주시길 기존의 교회와는 달리 카페를 예배당으로 사용하는 곳이며, 주로 의과생들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곳이라고 해서 가기 전부터 어떤 형태의 공간에서 어떤 공동체를 이루고 있을지 궁금했다. 예배시간도 12시로써 늦잠을 푹~~~ 자도 예배에 지각 안 할 수 있는 시간에 예배를 드리며 주일 예배를 제외한 주중의 어떠한 공적인 모임도 없다고 한다. 여러모로 기성교회와는 다른 교회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교회가 속한 교단은 가장 보수적이라고 하는 교단 소속의 교회였다. 





   

예배를 드리는 공간이 건물 5층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엘레베이터를 내리자 말자 입구가 보인다. 잘 모르는 사람이 교회를 찾아왔다가 잘못 찾아 온 줄 알고 발걸음을 돌릴지도???



여느 카페처럼 이렇게 음료를 만드는 공간이 있다. 




주중에는 좌석과 테이블 배치가 일반 카페와 같이 되어 있지만 주일예배시에  예배를 드리게끔 좌석세팅을 한다. 



흔들의자도 있다~!



뒤쪽으로 돌아가니 이렇게 스터디룸도 있어 시내에서 공부나 회의를 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저렴하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게 장소를 제공한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공간의 형태나 사용용도가 어딘가 느껴 본듯하다... 바로 지난해 두 번 가보았던 나꼼수의 김용민교수가 개척한 벙커원 교회이다. 포스팅을 하며 생각해보니 지리적 위치도 각각 서울과 대구의 변화가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 유사하다. 

   ↑서울 대학로에 위치한 벙커원교회의 창립예배 모습

  (출처:http://www.dangdang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9161)


 내가 이 곳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던 점은 공간활용을 잘 한다는 것이다. 많은 교회들이 예배의 공간으로만 교회당을 사용하는데 이는 여러모로 크나큰 공간낭비라고 생각한다. 이 곳의 공간은 우리가 발붙이고 살고있는 사회와 기독교를 믿지 않는 사람들과 맞닿아 있다. 교회를 교인들의 공간으로만 사용하고, 필요 이상으로  건물 그자체에 집착하는 많은 교회들은 분명히 반성해야 될 부분이다. 


 예배의 공간이 주는 신선함과는 달리 주일예배의 형식은 여느 교회랑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교독문을 읽고 모든 성도가 일어서는 순서가 많았고 설교의 강조점등을 생각해볼때 오히려 기존의 교회보다 보수적인 면들도 많아 보였다. 설교는 강해형식으로 하시는데, 아마도 다른 모임이 없기에 성경을 교인들이 함께 접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강해식의 설교를 하는 것이라고 나름대로 생각을 해본다.


이 교회의 성도들은 근처에 있는 대학의 의과대 학생들이 많고 목사님 두 분도 의대에서 사역을 하시고 계신다. 그래서 오후에는 병원에서 예배도 드리고 예배마치고 식탁의 교제를 나눈 후에는 성도들과 의료봉사도 나가고 있다. 주중의 공식적인 교회의 모임이 없는 점과 공간을 카페로 활용하는 점과 더불어서 이러한 교회의 사역의 모습들은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셨던 예수님의 모습을 이 사회속에서 실천하려고 몸부림 치는 일환으로 보여 큰 감명을 받았다.


 한 가지 아쉽게 느껴졌던 점은 나(새로운 사람)에 대한 배려부족이다. 목사님과도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지만, 나와 비슷한 나이의 또래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비록 내가 그들과 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하며 대화를 하고 있었지만 내가 쉽사리 대화에 참여하기 힘들었다. 


 설교를 통해 말씀하신 목사님의 말씀대로 기독교의 복음으로 가장한 성장주의, 물질주의, 자본주의 따라가는 이 땅의 수많은 교회와 달리 예수님의 모습에 제대로 반응하고 실천하여 교회가 하는 일이 이 사회속에서 순기능으로 작용하는 그런 참된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