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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떠난이에 대한 기록

나는 아버지의 49제가 못마땅하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뒤 49제를 드리고 있다 어제(자정지남;;)가 삼제였다. 나는 기독교신자이다. 그렇기에 49제에 무슨 효엄이라던지 이를 통해서 아버지가 극락왕생 한다던지 하는걸 믿지 않는다. 약 한시간동안 드리던데... 나에게는 이 시간이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 계속 생각만 한다.

 49제는 우리나라의 여러종교의 짬뽕적 집합체라는 생각이 든다. 유교적 형식에 도교적 내세관을 내세우며, 장소는 불교성전, 이를 진행하는 스님은 사먼...이 어찌 짬뽕스럽지 아니한가.

 49제를 원했던 사람은 할머니다. 할머니가 강력하게 원했던 49제에 들어간 돈은 500만원이다. 누구를 위한 49제인가? 고인의 죽음이후 49제를 지내는 사람들의 마음은 모두 '슬픔'일 것이다. 하지만 단 한곳, 웃고있는 주체가 있을것이다... 500만원을 번 바로 그 곳!! 할머니의 욕망이 종교인의 물질적 욕망을 채워주는 모양새라고 나는 생각한다.

 여든이 넘으신 할머니의 뜻인데... 할머니의 뜻을 이해해줄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돌아가신 아버지가 유언을 남겼다면, 아버지에게 의사를 물어봤더라면 49제는 절대 하지마라고 했을것이다.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도 49제 하는걸 얼마나 못마땅해한 아버지인데...살아생전 얼마나 소박하게 사셨던 아버지인데..."아버지가 무얼 원했을까?"라는 고민을 할머니가 할 줄 아시는 분이면 좋겠다.

 절에다가 500만원을 주고도 할머니는 매주마다 우리에게 노잣돈 올리라고 만원씩 주신다. 그 노잣돈이 종교인의 욕망을 채워주는지도 모른채....


ps. 사진이 없으니 허전하다.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습관을 들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