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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공감

산촌아이 시골캠프 스텝으로 참여하다~!(上)

 지난 2주동안 전라도와 충청도 사이에 있는 대둔산 끝자락에서 '산촌아이 시골캠프'란 어린이캠프에 스텝으로 참가 하였다. 캠프를 참여하게 된 계기가 참 묘하다. 지난 9월 강정마을 방문시 주최인 '고산산촌 유학센터'란 곳의 샘들과 아이들을 만나게 되었고, 샘들이 지난 연말에 나를 초대회 그곳에서 1주일정도를 보내게 되으며, 센터에 머물던 그 시기에 캠프의 스텝으로 참여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아서 승낙한 것이다. 


 2주동안 가장 크게 느낀것은 어른들이 아이들을 자신들의 틀에 너무 맞추려고 하고 있지 않냐는 점과, 애들은 제대로된 공간만 있으면 스스로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존재이며 창의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나 역시도 "이곳에서 아이들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보장해 주자"라고 마음먹고 참여했는데 나의 편의와 수월함을 좇아 애들을 통제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었다. 교육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으로써 나의 자질이 얼마나 부족한지 깨달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아이들은 나를 '쌤'이라 불렀지만 사실 학생은 나였고 애들이 나의 '쌤'이었다.





설렘으로 찾아온 산촌아이 시골캠프, 5박6일 단위로 총 4차까지 진행되는데 나는 2차와 3차 캠프에 스텝으로 참여했다. 




첫만남은 언제나 긴장되고 설렌다. 앞으로의 일에 대한 기대감도 든다. 여느 만남 같으면 기대감과 함께 두려운 마음도 들기도 할텐데 애들을 만만하게 봐서일까? 그러한 마음은 처음엔 들지 않는다. 



캠프에 음악이 빠지면 섭하다. 캠프 스탭이자 산촌유학센터 샘인 다솜샘과 함께 하는 '산촌아이들' 노래 배우기 시간. 다솜샘 양쪽에 앉은 두 아이가 개인적으로는 2차캠프때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애들이었다ㅎㅎㅎ




부시시~~ 졸린 눈으로 하는 아침산책, 도시에서는 새벽에 공기가 더 나쁘다고 하는데 여기서는 그런 걱정 덜어도 될듯 하다. 



염시열 선생님께 배우는 저글링 시간, 나도 캠프기간 동안 재미를 붙혀서 50개는 거뜬히 하는 준고수가 되었지롱 ㅋㅋ



야외활동 시간에는 보물찾기와 짝축구를 했다. 별것도 아니고 샘들이 크게 준비한 것이 없는데도 아이들이 너무나도 즐거워 한다. 이렇게 놀이할 장소만 있으면 아이들도 즐겁게 놀수 있는데, 컴퓨터나 텔레비젼이나 스마트폰만을 놀이도구로 사용하는 요즘 아이들이 너무 안타깝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타보는 얼음썰매다. 애고 어른이고 할거 없이 모두가 다 신난다. 



눈덮인 겨울의 시골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비료포대 썰매인데, 비록 비료포대는 아니지만 상상속의 시골의 모습과 꼭 닮았다. 




산속에서 모닥불에 끓여 먹는 라면... 그을음에 의해 상하게 될 비싼 메이커 코펠의 생사여부는 이미 오래전에 뒷전으로 밀려 났다. 애들에게 들키지 않게 생수병에 넣어간 꿀물(?)은 쌤들만의 특권이다ㅋㅋㅋ




장작패기의 고수~!! 야호쌤의 장작패기 시범... 나는 어줍잖은 실력으로 깔짝대다가 도끼질의 고수 야호샘이 아끼는 도끼 모가지가 부러져 버렸다능..;;;;



밥과 반찬은 맛있다~~!! 그러나 대쪽같이 일관성 있는 특정 반찬 메뉴로 인해 막판에는 음...어... 질려버렸으....



식사예절은 이곳 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 중 하나다. 밥기도를 하며 이 음식이 내 앞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분들의 수고가 들어 있는지 깨우친다. 



요리 만들기 시간엔 평소에 소극적인 아이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한다. 우리조가 만든 토마토스파게티는 보기에도 맛 없어 보이고 입에 들어가도... 맛없다 ㅠㅠ


김희동 선생님과 함께하는 노래배우기 시간이다. 노래 뿐만 아니라 율동도 배우는데, 모든 노래들이 모두 입에 착착 감긴다.




후두둑 선생님과 함께 하는 흙피리 만들기(엄밀히 말하면 흙피리 광내기~)와 흙놀이 시간. 많은 애들을 만나보고 프로그램을 진행해 봐서인지, 애들의 집중도가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아이들은 자신이 광낸 흙피리가 어떠한 모습으로 나올지 기대하며 장작불에 굽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 




자연과 관련된 그림을 조별로 그리고 그것을 토대로 연극도 했는데, 우리조는 어처구니 없게 대사적힌 종이를 잃어버렸다고 해서 '또라이몽'이라는 주제와 상관 없는 연극을 했는데, 샘들이 보기에 도무지 웃음포인트가 어딘지 몰라 쓴웃음 짓고 있는데 애들은 좋다고 아주 자지러진다. 이런게 세대차이인가??;;;




내가 진행한 레크레이션과 인간 윷놀이~~ 바닥을 치는 진행 실력에도 즐겁게 참여해준 아이들이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




그날 밤, 아이고 어른이고 할 것 없이 우리는 다들 미쳤다 ㅋㅋㅋ



내가 처음만난 애들이다. 부산에서부터 데리고 온 준혁, 준영 형제들인데 특히나 준영이는 그 귀여운 외모와 행동으로  형들과 샘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ㅋㅋㅋ





5박6일간의 즐겁고도 힘들었던 시간이 끝나는 순간이다. 서로 얼싸안으며 감사의 말을 전하며 작별인사를 나눈다. 헤어짐은 언제나 아쉽다. 그러나 함께 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기에 헤어짐도 즐거움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