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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공감/여기는 호주다~!

행복은 고통을 먹고 산다.

 이 곳 호주 사람들은 참 여유롭다. 지하철이 멈춰도 짜증내지도 않고 지나가는 사람이랑 눈을 마주치면 미소를 지으며 눈인사를 건네기도 한다. 새벽 트레인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에게 "Hello~"라고 인사하면 "Good morning~"라고화답한다. 길을 물어보면 어는 사람이든지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준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여유로움이다. 이들의 생활속에는 여유가 묻어있다. 


 이들이 이렇게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것이다. 추위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따뜻한 날씨가 1년내내 계속되고, 마트에는 자신의 나라에서 난 먹을것들이 넘쳐난다. 이들이 받는 임금은 많이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고 여가를 즐기는데 충분하며, 잘 정비된 복지제도로 인해 노후걱정 하지 않아도 된다. 천연자원 또한 대단히 많다. 가히 축복의 땅이라 불릴만 하다. 


 하지만 깊게 들여다보면 이곳에서 누릴 수 있는 풍요로움이 불편하게 느껴진다. 오랜시간동안 이곳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은 '말살정책'이란 이름으로 탄압받기도 했다. 이제 더이상 그들을 이땅의 주인이라고 부를 수 없을 정도로, 이제는 아주 없다시피 할 정도로 원주민들이 사라졌다. 이곳의 주인이었던 원주민들을 몰아내고 백인들의 땅을 건설이 지금 이 순간까지 온 것이다. 원주민들이 원래는 이방인이었지만 이제는 주인노릇 하고 있는 백인들이 누리는 여유로움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이들이 식생활에서 풍요로움을 누리게 하는 자국에서 나는 많은 과일과 채소, 고기들은 어떤가? 이 곳에 '워킹홀리데이'란 이름으로 외국인들을 받는데 많은 제한을 두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이들이 공급해 줄 수 있는 노동력이 꼭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하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도 그럴것이 어느 농장을 가더라도 아시아인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이제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없으면 그들은 자신들의 나라에서 나는 먹을 거리들을 먹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노동력을 제공하는 대신 우리는 정당한 댓가(돈)을 받는다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사람들이 이곳의 농장들의 현실을 직접 보고나서도 그런 말이 나올지는 모르겠다. 


 알고보니 이들이 누리는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이 그저 맘 편히 당연히 누려야 될 것은 아닌듯 보인다. 나에겐 이들이 누리는 행복이 오히려 불편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인간은 '타인의 고통'이라는 밥을 먹어야 '나의 행복'이라는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걸까?


 이러한 사실을 곰곰히 생각하며 불편함을 느끼긴 하지만 나 역시도 별반 다르지 않은 놈이다. 나 개인의 내가 호주행을 결정한 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얼마나 고통스럽게 했던가? 아들녀석을 멀리 보내놓고 우리 부모님은 단 한순간이라도 마음 편할 수 있을까? 나의 여자친구는 지금도 눈물을 흘리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돈을 얻든 사람을 얻든 경험을 얻든 나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그들의 고통으로부터 시작하여 얻어질 것들은 아닐까...?